애송시★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현대문화 2005. 11. 3. 10:11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이 가 림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모래알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 죄의 탯줄을

깊은 땅에 묻고 돌아선 날의

막막한 벌판 끝에 열리는 밤

내가 일천 번도 더 입맞춘 별이 있음을

이 지상의 사람들은 모르리라

날마다 잃었다가 되찾는 눈동자

먼 부재의(不在)의 저편에서 오는 빛이기에

끝내 아무도 볼 수 없으리라

어디서 이 투명한 이슬은 오는가

얼굴을 가리우는 차가운 입김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물방울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애송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0) 2005.11.03
엄마와 하나님  (0) 2005.11.03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0) 2005.11.03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0) 2005.11.03
우화의 강  (0) 2005.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