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서시

현대문화 2005. 11. 12. 14:40
 

     서시


                               신갑선




내가 미워하는 것은 미움이다

내가 증오하는 것은 증오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버림받은 황무지에서

말없이 피고 지는 풀꽃을 향한 불같은 사랑이다

고독할 때는 고독해서 좋다

그리울 때는 그리움의 대상이 있어도 좋고

없으면 더욱 좋다

그 누구의 뜻인들

우리는

만나고 헤어지며


아

알고 보면

이 모두가


저 세상밖에서 연출해 놓은

우리들의 이별을 위한

단 한번뿐인 해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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