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저 생명

현대문화 2005. 11. 12. 20:59
 

       저 생명


                            이승하



살아 있어

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저 생명이

나와 더불어

대지를 향해 지금 깨어 있는

하나의 생명이

봄을 봄이라 하네

숲을 숲이라 하네


나 이렇게 살아

움트는 가지에 앉아

그리운 존재를 마냥 그리워하고

노래하고 싶을 때 맘껏 노래하고

울고 싶을 때 목놓아 울다

사라진 존재라 하네


내가 사라져

이 우주가 온통 어두워져도

또 다른 하나의 생명이여

봄 오면 봄이 왔다고

또 다른 생명을 향해

몸으로 온 몸으로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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