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생명
이승하
살아 있어
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저 생명이
나와 더불어
대지를 향해 지금 깨어 있는
하나의 생명이
봄을 봄이라 하네
숲을 숲이라 하네
나 이렇게 살아
움트는 가지에 앉아
그리운 존재를 마냥 그리워하고
노래하고 싶을 때 맘껏 노래하고
울고 싶을 때 목놓아 울다
사라진 존재라 하네
내가 사라져
이 우주가 온통 어두워져도
또 다른 하나의 생명이여
봄 오면 봄이 왔다고
또 다른 생명을 향해
몸으로 온 몸으로
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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