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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아이들 1부-사냥하는 여자, 에일라 (진 아우얼 작)

현대문화 2005. 9. 9. 15:27


 

사냥하는여자, 에일라 - 대지의 아이들 1

(진. 아우얼)

 저자/역자 : 진M.아우얼
 출판일 : 2003.07 발행  
 
 정가 : 10,000

 

 

 

 

     도서상세설명

진 M. 아우얼(Jean M. Auel)

진 M. 아우얼처럼 많은 기대와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1980년 시작된 [대지의 아이들]의 후속편에 대한 독자들의 오랜 기다림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책은 전 세계적으로 4천만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무려 60개국 28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 시리즈의 제1부 {사냥하는 여자, 에일라(The Clan of the Cave Bear)}와
제2부 {The Valley of Horses}의 성공과 함께, 제3부 {The Mammoth Hunters}는
초판으로 백만부를 찍어내 출판계의 역사를 다시 쓰기도 했다.
{The Plains of Passage}와 {The Shelters of Stone }도 유명한 전작의 뒤를 따라
베스트셀러이자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아우얼은 현재 남편 레이와 함께 오라곤 주에 살고 있으며 지금 시리즈의 6부를
집필하기 위해 사전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내용 요약

구석기 시대의 미이라 한 구가 발견되었다. 놀랍게도 그 미이라는 의과적인 수술을 통해 한쪽 팔을 절단한 흔적이 있으며, 반신불수였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 미이라가 상당히 나이를 먹은 후 '늙어서' 죽었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사냥을 하거나 채집하지 않으면 생존을 유지할 수 없었을 구석기 시대에, 그 사람은 어떻게 '늙어서 죽을' 때까지 살 수 있었을까?


작가의 상상력은 거기에서부터 출발했다. 아주 느슨한 조직을 이루고 살면서 사냥과 채집에만 의존해서 살았을 구석기인들이었지만, 약자를 보호하고 병자를 간호해 주는 인정은 그들에게도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으리라고 작가는 느꼈다. 이 미이라는 진 아우얼의 소설 <대지의 아이들> 속에서 외눈박이, 절름발이, 외팔이 주술사 크렙으로 다시 살아났다.


3만 5천년 전 빙하기. 크로마뇽인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이 서서히 사라지던, 두 인간 종족이 병존하던 시기였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에일라는 크로마뇽인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지진으로 부모를 잃고 홀로 된 다섯 살 짜리 계집아이 에일라는 허기와 갈증, 그리고 동굴사자의 공격을 받은 상처 때문에 사경을 헤매는 상태에서 네안데르탈인인 동굴곰족의 한 갈래, 브룬의 씨족에게 발견된다.
씨족의 주술사인 크렙과 우두머리인 브룬의 한배 피붙이이면서 약어미인 이자는 아이를 거두어 딸로 삼는다. 크렙은 에일라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어준다. 에일라와 동굴곰족은 언어는 물론, 관습과 사고 방식마저 판이하게 달랐다. 그러나 에일라는 순발력 있게 동굴곰족의 언어와 관습을 배워나갔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고 반감이 일어나는 부분도 있었지만, 자신의 생존이 그들의 손에 달려있기에 묵묵히 순응하며 이자의 뜻에 따라 약어미로서의 기술을 배웠다.
남자들이 떨구고 간 돌팔매줄을 주웠을 때, 동굴곰족의 관습상 그것을 만지기만 해도 죽음의 형벌이 내려지리라는 두려움조차 에일라의 호기심을 누르지 못했다. 남몰래 주워든 돌팔매줄, 그것은 에일라의 운명을 바꾸어놓는다.

돌팔매줄로 여자에게는 천형의 금기인 사냥을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시적인 죽음의 저주까지 받지만, 에일라는 끈질긴 생명력과 투지로 살아서 돌아오고, 결국은 '사냥하는 여자'라는 호칭까지 받는다. 여기서 에일라가 공식적으로 사냥을 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다는 것은 동굴곰족의 전통과 주인공의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브룬의 아들인 브라우드는 생김새도, 행동거지도 판이하게 다른 에일라를 처음부터 시기하고 못마땅해한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괴롭히지만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끝끝내 에일라를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것에 절치부심, 세월이 흘러 브룬을 제치고 우두머리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에일라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려서 씨족으로부터 영원히 추방한다. 그리고 그 순간 지진이 일어나면서 애초에 에일라에 의해 발견되었던 그들의 동굴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에일라는 목숨과도 같았던 아들 두르크마저 빼앗긴 채 새로운 미래를 향해 홀홀히 떠난다.

 


1936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열 여덟의 나이에 결혼해 이미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던 28세 때 멘사 클럽 회원이 된 저자는 대학 진학을 결심하고 늦깍이로 대학생이 되었다. 대학에서는 자연과학과 수학, 경영학 등을 공부했고, 소설을 쓰기 전에는 전자 회로 디자이너, 기술서적 저술가 등의 직업을 거쳤다.

외팔이, 절름발이인 구석기시대 남자 미이라와 꽃다발과 함께 매장된 한 젊은 여자 미이라에게서 영감을 얻은 저자는 원래 단편소설을 쓸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결국은 한 권의 소설에는 담을 수 없는 방대한 서사시가 되었다. 나중에는 빙하 속에서 네인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인종적 특징이 혼합된 한 어린아이의 미이라가 발견되었다는 보도에 접하는데, 이 미이라는 에일라가 성폭행을 통해 브라우드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두르크로 이 소설 속에서 환생한다.


이 소설이 가진 흡인력은 대체로 두 가지 방향에서 그 원천을 찾을 수 있다.

 

하나는 기존의 체제가 가진 불합리에 맞서 끊임없이 저항하는 에일라의 모습이다. 함부로 소리를 내서도 안 되고, 남자의 명령에 여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하며, 여자는 사냥 무기는커녕, 무기를 만들 때 쓰이는 연장조차 손을 대어서는 안 된다는 억압적이고 남성우월적인 동굴곰족의 관습에 에일라는 끊임없이 저항한다. 그러한 저항 정신은 우두머리인 브룬의 아들 브라우드에게 충분한 증오의 핑계가 되었다. 에일라가 동굴곰족에 받아들여지던 그 순간부터 브라우드는 새로이 퍼져가는 종족에 대한, 사멸해가는 종족의 거부감과 증오심 같은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그의 증오심은 결국 일상적인 구타와 폭력으로 이어지는데, 어떠한 폭력으로도 에일라를 굴복시킬 수 없게 되자 나중에는 강제로 그녀의 몸을 범한다. 동굴곰족에게 있어서 남자는 어떤 여자에게든, 언제 어디서든 성행위를 요구할 수 있었고 여자가 그 요구를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드디어 에일라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고문의 방법을 찾아낸 브라우드는 집요하게 에일라를 성폭행한다. 에일라는 여자로서 가장 치욕스러운 고문까지도 눈물을 삼키며 참아내는데, 그것은 브라우드가 두려워서도 아니었고 부족의 관습이 두려워서도 아니었다. 오직 부족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자와 크렙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그들 두 사람이 뭇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하는 차라리 자신이 수치스러운 꼴을 감내해야 한다고 에일라는 생각했다.

에일라와 브라우드의 갈등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유일한 갈등구조인데 거기서 비롯되는 긴장감은 후반부로 갈수록 책장을 더욱 빨리 넘기게 만든다. 브라우드와의 원치 않는 관계에서 잉태되어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며 낳은 아들이건만 두 인종의 혼혈이기에 기형아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산후 하혈도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에일라의 모습은 독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둘째는 3만 5천년 전 석기시대의 생활상에 대한 저자의 해박하고도 자상한 묘사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수많은 책을 탐독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고고학자들의 발굴 현장을 직접 답사했다. 또한 인류학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나무를 비벼 불을 피우는 실험도 해보았고, 눈을 다져 얼음 동굴을 만들고 그 안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다. 구석기인들의 방식으로 가죽을 무두질하는 방법도 배웠으며 그들의 방식으로 푸성귀와 고기를 요리해서 먹어보기도 했다. 이러한 실전 경험을 토대로 쓰여진 구석기인들의 생활 묘사는 고고학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수백 가지의 약초 이름과 그 약초의 쓰임새가 이자의 입을 통해 자세히 설명되고, 씨족의 잔치가 있을 때마다 그들의 먹거리 마련이 그려진다. '찌르는 창'과 곤봉, 볼라 등과 같은 원시 무기를 가지고 인간보다 몇 배나 덩치가 큰 코뿔소며 맘모스 같은 거대한 짐승들을 사냥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저절로 두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간다.
1천 쪽 분량에 달하는 이 소설은 저자가 6부작으로 구상한 소설의 1부에 해당한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아직 서막에 불과한 셈이며 저자는 현재 6부를 집필하고 있는 중이다. 60개 국에서 28개 언어로 번역되어 무려 4천만 부가 팔린 이 소설은 '선사 소설'이라는 새로운 소설 장르를 열었다.

 

캐슬린 오닐 기어, 마이클 기어, 린다 레이 슐러, 스티븐 백스터 등의 작가가 선사 소설 장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스케일과 고고학적 고증이라는 측면에서는 진 아우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지의 아이들]에 나오는 실생활은 우리의 고정관념 속에 담겨 있는 야만적이고, 우둔한 종족들의 삶이 아니라 정반대로, 현대 인류의 문명과 문화의 시초가 되는 인류의 기원과 성숙한 예술과 발명품에 관한 이야기였다.